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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아보험 꼭 필요한가? 치아보험 가입 전 필수로 알아둬야 할 5가지! 치과의사가 알려드림
    치과 이야기 2022. 9. 16. 14:46

     

    요즘 임플란트 문의하러 치과에 오시는 환자분들 10명 중 8명 정도는 치아 보험에 대해서도 함께 상담받고 가십니다. 10여년 전 처음으로 치아보험 상품이 판매될 때에만 해도 이 정도로 히트상품이 될 줄은 몰랐는데... 아무래도 치과 치료비는 비보험이 많고 여러개 치아를 한 번에 치료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 불안한 마음에 안심을 주는 효과인가 싶네요.

     

    하지만 본인이 가입한 보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비를 보장하는지 제대로 알고 가입하지 않으면 보험료만 내고 치료비는 생각한 만큼 보장받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런 경우 어째선지 치과에 와서 화를 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치과에서 서류를 제대로 적어주지 않아서 그렇다며 보험사에서 원하는 대로 고쳐(?) 적어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ㅠㅠ

     

    치아보험 가입 전 꼭 알아둘 5가지! 썸네일

     

    아무튼, 주변에서 "나 치료받을 치아가 많을 것 같은데 치아보험 가입해야 되나?" 등등의 질문을 자주 듣게 되어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0+n년차 치과의사입니다.

    보험설계사처럼 치아보험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치아보험에 대해 잘 모르고 가입하시는 부분을 몇가지 추려서 설명드릴게요.

     

    보통 임플란트 때문에 가입하니까 임플란트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1. 언제 뽑은 치아부터 보장되는지?
    2. 보험 가입 거절 사유와 꼼수
    3. 보험 적용되는 질병/상해 범위
    4. 뼈이식 수술 보장은 부위당! 횟수당! 꼼수 금지!
    5. 임플란트 치료가 끝나면 보험은 어떻게?

     

     

     

     

    1. 언제 뽑은 치아부터 보장되는지?

    • 보험 가입 전에 이미 뽑은 치아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 면책기간(보험가입일~90일) 동안 뽑은 치아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 감액기간동안 뽑은 치아는 50% 금액만 보장합니다.
      감액기간은 보험가입일로부터 6개월~2년 정도로 보험상품마다 다릅니다.

     

    즉, 최대한 빨리 치아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감액기간이 짧은 상품을 가입하시는 게 그나마 유리합니다.

     

    보험 가입 전에 뽑은 치아인데 치료확인서에 보험 가입 후에 뽑았다고 적어달라며 우기는 사람이 저희 치과에 1년에 한 명 정도는 있습니다...^^;

     

    안 아프게 뽑는 건 가능합니다! 마취가 아플 뿐...
    안 아프게 뽑는 건 가능합니다! 마취가 아플 뿐...ㅎㅎ

     

     

     

    2. 보험 가입 거절 사유와 꼼수

     

    치아보험 가입 전 심사에서 답해야 하는 질문은 대개 아래 3가지 입니다.

    1. 최근 1년 이내에 치아우식증(충치)으로 의사로부터 진단 및 검사를 통해 치료나 투약행위를 받거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2. 최근 5년 이내에 치주 질환으로 자연치를 1개 이상 상실했거나 치주수술(잇몸수술)을 받았거나 치주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3. 현재 틀니를 사용 중입니까?

     

    보통 이 중에서 [ YES ]가 하나라도 있으면 보험 가입이 거절됩니다.

     

    1년 이내에 충치 치료를 했다면 그 사이에 치료해야 하는 수준의 충치가 또 생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무려 5년 이내에 치주질환 치료를 했거나 치주질환 때문에 이를 뽑은 적이 있다면...

    그 사이에 또다른 부위에 치주질환이 생기거나, 기존 치주질환 부위가 악화되어 이를 또 뽑게 되는 경우는 흔합니다. 

     

    이건 사실 칼같이 지킨다면 보험 가입을 거의 안 받겠다는 수준으로 과하게 깐깐한 조건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보험사가 궁예도 아니고 환자가 거짓말 하는지 참말 하는지 어떻게 알까요?

     

     

    임플란트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치료받은 치과에서 차트와 엑스레이 사본을 첫 진료일부터 진료 종료일까지 전부 제출해야 합니다. 즉, 위 질문에 해당하는 내용이 차트에 기록되어 있으면 환자가 거짓말로 심사를 통과하고 치아보험에 가입한 게 들통나니까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합니다.

     

    치아보험 청구할 때에는 치료 전후 엑스레이 사진을 제출해야 함
    이런 식으로 치료 전후 엑스레이 사진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치료받은 치과의 기록으로만 진료 이력을 확인하는 보험사의 맹점을 이용한 꼼수를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 A 치과에서 치주질환 등으로 이를 뽑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2. 치아보험을 가입한 후 면책기간, 즉 최소 납입기간을 채운 다음(6개월~2년, 상품별로 다름)
    3. B 치과에 가서 정말 오랜만에 치과에 온 사람인 양 전체 진단 및 치료계획을 세우고
    4. B 치과에서 뽑을 거 뽑고 임플란트를 심는 것입니다...

     

    뽑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치아를 면책기간을 감안해 최소 6개월 이상 뽑지 않고 아파도 참고 버틴 의지가 대단하긴 하지만... 기다리는 기간 동안 치주질환(풍치)는 점점 더 심해져서 인접 치아로 번져갑니다. 이제 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다며 당당하게 치과에 내원했더니, 1년 전에는 1개만 뽑으면 되었을 것을 지금은 인접 치아까지 망가져 2개, 3개 치아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3. 보험 적용되는 질병/상해 범위

     

    치아 보험에서 보장하는 치아 관련 질병/상해가 무엇인지? 보장 범위를 알고 가입해야 합니다.

    • 치아 관련 상해 - 사고로 인한 치아의 파절(금이 가거나 부러지고 깨짐) / 동요(흔들림) / 빠짐(탈구)
    • 치아 관련 질병 - 충치, 잇몸질환(풍치) 등으로 인해 치아를 치료하거나 뽑아야 하는 상태

    제 경험상 치아를 뽑게 되는 원인은 거의 대부분 질병(충치, 잇몸질환) 때문입니다.

     

    상해로 치아를 뽑는 경우는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사고로 치아에 금이 가는 경우
    평소 일하거나 운동할 때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어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경우
    일이나 취미 활동이 다소 위험해 다치는 경우
    교통사고, 싸움(;) 등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

     

    보통 이 정도입니다.

    상해로 인한 발치는 기껏해야 다친 치아 두세개 수준이고 잇몸질환처럼 여러개 치아가 순차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험가입 당시 매달 내는 보험료를 저렴하게 하기 위해 보장 범위를 좁히는 경우가 있는데, 잘 모르고 하셨다가 낭패를 본 사례를 이야기해볼게요.

    저희 치과에서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환자 신원 보호를 위해 조금 각색함)

     

    우리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7개 심은 30대 남자 환자.
    보험 관련 일을 하는 젊은 분이라서,
    치료받기 전에 꼼꼼히 알아보고 치아보험을 서너개 가입해둔 상태

    하지만 이 환자는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왜?

    보장 범위를 온통 [상해]로만 해놨기 때문!

    이 환자는 담배를 굉장히 많이 피우고 스케일링은 성인이 되서 딱 한번만 해본 사람이라 젊은 나이에 벌써 잇몸질환으로 치아를 여러개 뽑고 임플란트를 7개나 하게 된 경우라서...
    본인이 해당되는 항목은 단 하나도 보험을 들어두지 않아 보험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4. 뼈이식 수술 보장은 부위당! 횟수당! 꼼수 금지!

     

    임플란트와 함께 꼭 따라다니는 뼈이식 수술!

    치아보험 부정 청구 사례로 항상 언급되는 뼈이식 수술... 이건 대체 뭘까요?

     

    뼈이식 수술이란?
    이를 뽑은 부위의 잇몸뼈 상태가 안 좋은 경우, 이를 보강해주는 술식입니다.

    - 치아 주변 염증이 매우 심했던 부분
    - 치아를 뽑은지 오래 되어 잇몸뼈 두께가 쭈그러든 부분
    - 상악동(위턱뼈 속 빈 공기주머니) 바닥이 너무 쳐져서 들어올려야 할 경우

    임플란트 뼈이식 수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내용이 너무 많아 차후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과 설명을 보시면 대략 감은 오실 듯...

     

    심한 치주질환 발치 전
    이런 치아를 뽑고 나면 잇몸뼈가 뻥~~ 비어버립니다.
    심한 치주질환 발치 후
    같은 환자의 발치 후 사진입니다. 잇몸뼈 소실이 심하여 뼈이식 수술이 필요합니다.

     

    상악동 거상술 수술 전
    상악동의 바닥부분이 낮아 뼈 두께가 부족합니다.
    상악동 거상술 수술 후
    같은 환자의 수술 후 사진입니다. 이식한 인공뼈가 보입니다.

     

    아무튼 뼈이식 수술은 잇몸뼈가 약해지고 얇아진 [ 부위 ]에 이루어지는 시술이라서, 치아 갯수당 뼈이식 수술 갯수를 같이 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한 환자 사진

     

    위 사진에서 임플란트가 3개 나란히 심어져있는 부분은

    식립한 갯수는 3개이지만 같은 부위이므로 뼈이식 수술은 1회로 산정합니다.

    하지만 1개씩 심어진 완전히 다른 부위이니 경우에도 뼈이식은 각각 1회로 산정합니다.

    위 사진의 환자분이 만약 3군데 임플란트 모두 뼈이식 수술을 함께 하셨다면,

    보험사에서는 임플란트는 5개 식립, 뼈이식 수술을 3회 한 것으로 산정합니다.

     

    잇몸뼈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뼈이식 수술 1번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1차 뼈이식 수술 → 3~6개월 기다려 뼈이식 부위 회복 → 2차 뼈이식 및 임플란트 식립

    이렇게 2번에 걸쳐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엑스레이 등의 자료로 잇몸뼈 상태가 안 좋았음을 입증하면 2회로 산정합니다.

     

     

    이따금... 뼈이식 수술 보험금을 더 받아보겠다고...

    나란히 있는 치아들을 다 따로따로 심어달라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임플란트 세 개를 한두달 간격으로 심어달라, 보험금 안 나오면 치과 책임이다(???) 라며 억지를 부립니다.

    뼈이식 수술 과다 청구는 대표적인 치아보험 사기 사례라서 요즘 보험사들에서도 상당히 깐깐하게 봅니다. 보험사가 바보도 아니고; 보험금 청구를 위해 제출하는 엑스레이 사진과 차트를 보면 대부분 들통납니다. 본인이 금전적 이득을 보기 위해서 진료받은 치과에 보험사기에 동조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셈입니다.

     

     

     

     

    5. 임플란트 치료가 끝났으면 보험은 어떻게?

     

    의료 실비 보험과 치아 보험은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보장이 적어지고 있으니 예전에 가입한 보험일수록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는 게 이득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치아 보험은 다릅니다.

     

    안 좋은 이를 뽑고 임플란트 치료를 하는 동안 딱 임플란트 치료만 할까요? 아닙니다.

    환자는 치과에 몇 달 동안 다니면서 충치치료, 잇몸치료, 스케일링 등을 받으며 전체적으로 입 안을 깨끗하게 합니다.

    또한 환자 본인도 몇 달 고생하고 큰 돈 들여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 동안 구강관리에 소홀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치과에서 배운대로 관리를 열심히 하게 됩니다.

    즉, 전체적인 임플란트 치료를 다 받고 나면

    그 최소 몇 년 동안은 자잘한 충치나 치주염 말고는 큰 문제 없이 지내게 됩니다.

    임플란트 보험 혜택을 받을 일이 없어지는데 굳이 달달이 보험료를 낼 필요가 없겠죠.

     

    치과의사에게

    "치아보험을 해지할까 하는데, 당분간 치료받게 될만한 치아는 없을까요?"

    하고 문의하시면 친절하게 알려드릴 겁니다.

     

    심지어 치아 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보험설계사도 치과 치료 다 받으면 해지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가입하라고 안내합니다.

     

    여러 부위를 치료 후 관리에 힘쓰는 환자 사진
    제가 치대생이던 시절부터 큰어금니를 하나씩 뽑고 임플란트를 해오신 우리 아버지 사진입니다.^^; 이제 담배도 끊은지 오래 되셨고 늘 치실을 갖고 다니며 관리에 열심이셔서 앞으로 더는 임플란트 하실 일이 없을 듯 합니다.

     

     

     

     

    치과의사로서 개인적인 의견

     

    사실 치아보험으로 이득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납입한 보험료 > 보장받은 치료비

     

    이 정도 이득을 보려면 임플란트를 많이 해야 하는데(최소 서너개 이상?)

    그 정도로 구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보험 가입 전 이미 뽑은 치아들도 있을 가능성이 높아 치아보험 혜택을 받지 못 하는 부분은 어차피 자비로 치료를 받게 됩니다.

    또는, 이런저런 구강 상태 불량으로 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치아 보험을 가입하고 최소 납입 기간을 기다리는 동안 잇몸질환이 더 악화되서, 빨리 치료했다면 1개만 뽑을 걸 2개, 3개 뽑게 되어 오히려 치료비 부담도 커지고 자연치아도 더 잃게 되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주로 담배 많이 피우시는 분들이 이런 불상사가 많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구강 상태가 비교적 좋은 사람은?

    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치료받을 게 별로 없으니;;

    때우는 치료, 씌우는 치료 1~3개 하는 정도라면 보험 가입하지 말고 그 돈을 할부로 내며 치료비로 쓰는 게 낫습니다.

     

    전체적으로 풍치가 심해서 10개 이상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환자라면 치아보험으로 확실히 이득을 보긴 합니다.

     

    하지만!

    치아보험 상품마다 다르긴 하나, 임플란트 연간 갯수 제한이 있는 상품이 많아서(보통 1년에 3개 정도) 8~10개 정도 여러개 임플란트를 전부 치아보험 혜택을 받고 심으려면 몇 년이 걸립니다. 마찬가지로 치료가 늦어지면서 1개 뽑을 걸 2개, 3개 뽑게 되는 상황으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치아보험의 도움 없이는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임플란트 치료를 엄두조차 못 내는 분들도 많은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치아보험으로 이득을 보겠다며 기다리는 동안 구강 상태가 점점 더 망가져가는 걸 보면 답답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치아보험으로 이득을 보려 하기보다는,

    목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조금 도움이 되는 정도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뼈이식 수술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고 이 포스팅에도 링크하겠습니다.

    치아보험 가입을 고민중인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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