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누워서 나는 이유? 사랑니 안 나는 이유? 사랑니는 꼭 뽑아야 하나요?

사랑니 누워서 나는 이유? 사랑니 안 나는 이유? 사랑니는 꼭 뽑아야 하나요?

사랑니는 첫번째, 두번째 큰어금니에 이어 구강 내에서 가장 안쪽에 나는 치아입니다. 따지고 보면 세번째 큰어금니라 할 수 있습니다.

대개 20세 전후 첫사랑을 할만한 나이에 나는 경우가 많아 사랑니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wisdom teeth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어 지혜(wisdom)가 생길 무렵에 난다는 뜻이라네요.

이 사랑니는 천성적으로 안 나는 사람도 있고, 상하좌우 4개 다 나는 사람도 있고, 한두개 덜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만들어지긴 했으나 턱뼈와 잇몸 속에 파묻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구요.(매복치)

보기만 해도 한숨 나오는 다양한 매복 양상들...

사랑니가 이렇게 사람마다 불규칙하게 나오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사랑니가 안 나는 이유, 또는 누워서 나는 이유

첫째, 사랑니는 인간의 퇴화 과정에 있는 치아입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전에는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었기에 현생 인류보다 턱뼈가 더 발달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치아가 배치될 공간이 넓어 사랑니가 반듯하게 날 공간이 충분했습니다.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턱뼈가 확연히 발달해있습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점차 부드럽고 연하게 조리한 음식을 먹게 되니 턱뼈가 점점 작아지게 되고, 가장 안쪽에 있던 사랑니는 나올 자리도 부족하고 전처럼 쓸모가 없어 점차 퇴화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에 따라 한두개 또는 4개 전부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대학 시절 사랑니가 하나도 없던 친구가 다른 친구들 보고 진화가 덜 된거라며 놀리던 기억이...^^;

둘째, 거의 성인이 다 되어 늦게 나오다 보니 이미 완성된 치열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어린이가 이갈이를 하며 앞니부터 큰어금니까지 영구치가 나는 순서는 연속적이고 조화롭습니다.

유치가 빠져 빈 공간이 생기고 그 곳에 새로이 계승 영구치가 나는 과정이 수년에 걸쳐 일어나면서 개개인의 턱뼈 구조와 씹는 힘의 균형에 맞춰 치아들은 서로 조금씩 밀고 밀리며 치열의 균형을 맞춰 자리잡습니다.

그런데 사랑니는 그런 연속적인 과정에서 나는 게 아니라, 생뚱맞게 성인이 다 되어 올라옵니다.

따라서 사랑니가 나올 공간이 부족하거나, 방향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기존 치열이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부족한 공간을 비집고 나옵니다.

간혹 턱뼈가 넓거나, 치아 크기가 작아 공간이 충분한 경우 어금니처럼 반듯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누워서 나거나, 나오다 말거나, 아무튼 요상한 형태로 나게 됩니다.

사랑니는 꼭 뽑아야 하나요?

누워서 났다면 뽑는 게 좋습니다.

반듯하게 났다면 안 뽑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숨어서 아예 안 나온다면 안 뽑아도 됩니다.

사랑니는 입 안 가장 구석진 곳에 납니다.

칫솔로 잘 닦기 어려워 주변 잇몸에 염증이 자주 생기거나, 음식이 자주 껴서 앞쪽 어금니까지 같이 썩게 만듭니다.

주변 잇몸에 염증이 자주 생깁니다.

음식이 끼다보면 사랑니와 앞쪽 어금니가 함께 썩기도 합니다.

종종 보는 안습한 케이스

아래 사랑니(A)와 위에 반쯤 덮인 잇몸(C) 사이 위생관리가 안 되서 자주 붓고, 그 부위를 위 사랑니(D)가 꽝꽝 찍어눌러 엄청나게 붓고 아픕니다. 또한 사랑니(A)와 앞쪽 어금니(B) 사이에 음식이 자꾸 끼면서 빗금 표시된 부위가 썩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위/아래 사랑니 모두 빨리 뽑는 게 좋습니다.

따라서 사랑니 때문에 종종 잇몸이 붓는 것 같거나 냄새가 나거나 음식이 잘 낀다고 느껴지는 분들은 큰 맘 먹고 시원하게 뽑아 버리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옳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