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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선 12회, 부러진 치아는 우유에 보관? 부러진 치아, 깨진 치아, 빠진 치아 치료법
    치과 이야기 2017. 9. 15. 17:56

    병원선 12회, 부러진 치아는 우유에 보관? 부러진 치아, 깨진 치아, 빠진 치아 치료법



    요즘 하지원 주연의 의학드라마 병원선을 보는 중입니다.

    다소 손발이 오그리토그리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만;

    제 업이 치과의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치과 공보의 캐릭터를 눈여겨보긴 하는데...

    뭐 예상대로 별 비중없는 병풍 느낌..이긴 합니다만^^;


    어제 방영된 병원선 11,12회에서는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지요!

    메디칼 닥터들 열심히 뛰고 나는 사고 현장에서 사실 치과의사는 별 쓸모없는 존재같긴 한데,

    우리의 치과 공보의가 뭔가 활약을 한 장면이 있어서 유심히 봤어요ㅎㅎ


    아래 영상 22초부터 입니다.


    광고랑 영상 보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캡쳐한 장면을 보시면

    안타깝게 사고를 당한 우리 어린이...

    부러진 치아(아마도 대문니로 추정)를 툭툭 뱉어내고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게 우리 공보의 선생님 "애들 가방 뒤져서 우유 좀 찾아다주세요!"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러진 치아, 빠진 치아는 우유에 보관하면 살릴 수 있나요?


    흔히 알려진 상식으로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면 우유에 보관하거나 식염수에 보관해서 치과에 가져가면 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일부 잘못된 이야기예요.


    사고로 인해 통째로 쑥 빠진 치아는 살릴 수도 있으나,

    부러진 치아 조각을 도로 붙이는 건 어렵습니다.


    치아는 뼈나 피부 등과는 달리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조직이라서

    부러진 뼈가 치료 후 재생되어 붙거나 푹 패인 살점이 치료 후 재생되어 아무는 것과 같은 치유 작용이 일어나지 않아요.

    깨진 치아 조각을 이어붙여준다 해도 부러진 뼈 붙듯 붙지는 않는다는 거죠.ㅠㅠ



    부러진 치아, 깨진 치아, 금간 치아의 치료는 어떻게?


    얼마나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1)조금 깨졌고, 시리거나 아프지 않아요.

    위 사진처럼 또는 그보다 조금 깨진 경우,

    별다른 통증이나 기능이상이 없다면 내버려두거나

    보기에 좀 안 예쁜 경우 컴퍼짓 레진으로 치아 형태를 재형성합니다.

    쉽게 말해 때워주면 됩니다.^^;


    2)꽤 많이 부러졌고 시리거나 아픈 증상이 있어요.

    위 사진처럼 치아의 1/2 지점 정도까지 파절되고 통증이 있는 경우,

    치아 속 신경(치수)가 노출되거나 거의 노출되기 직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치료 후 이를 씌워서(보철치료=크라운) 원래 치아 형태를 재건해줘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부러진 조각을 우유에 담아 가져오셔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3)왕창 부러져서 거의 뿌리만 남았어요.

    위 사진처럼 거의 뿌리만 남다시피 하는 정도로 심하게 파절된 경우

    신경치료 후 보철치료까지 하더라도 남은 부분이 워낙 없다보니

    일껏 해놓은 보철이 도로 빠지거나 다시 치근만 남기고 통째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러지지 않도록 강도를 보강해주는 처치,

    치아 속 신경관에 기둥을 세워주는 처치(포스트)가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4)이 뿌리까지 부러졌어요.

    안타깝지만 치아 뿌리가 파절된 경우 치료해서 살릴 수 없습니다.

    뽑아야 합니다.


    5)치아에 금이 갔어요.

    얼마나 깊이 금이 갔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위 그림 왼쪽처럼 치관(치아가 잇몸 밖으로 나온 부위)에만 금이 간 경우는

    앞서 설명한 다른 경우들과 같이 신경치료 후 보철치료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

    위 그림 오른쪽처럼 치아 뿌리까지 금이 간 경우에는 살릴 수 없습니다.

    뽑아야 합니다.



    쑥 빠져버린 치아의 치료는 어떻게?


    사고로 부딪힌 후 부러지지 않고 쑥 빠져버린 치아는

    치과에 가져오시면 도로 제자리에 넣고 고정시킵니다.

    ※ 빠진 치아를 치과에 가져오실 때 주의사항

    1) 깨끗이 하려고 박박 닦거나 수돗물로 헹구지 말고 그대로 가져온다.

       (흙이나 먼지 등 이물질이 묻어있어도 그냥 그대로 가져온다.)

    2) 식염수, 우유 등에 담가서 가져온다.

    3) 식염수나 우유를 구하기 어려울 경우 혀 밑 공간에 넣어서 가져온다.


    이렇게 가져온 치아는 치아의 원래 위치에 넣고 철사를 붙여 고정시키고,

    신경치료를 합니다.


    빠진 치아를 절대 박박 씻으면 안 되는 이유는,

    치아 뿌리 표면에 붙어있는 치주인대가 떨어져나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치주인대 조직이 보존된 상태에서 재식해야 성공률이 높아요.


    철사로 고정시킨 치아는 절대 자극하면 안됩니다.

    앞니로 베어먹는 면 종류 음식, 질긴 고기류, 사과 조각 등은 절대 금물!

    이 상태로 몇달 기다리며 치아가 도로 잘 붙기만을 기도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 2~3개월 이후에도 재식한 치아가 많이 흔들릴 경우 뽑게 됩니다...




    설명하다 보니 길어졌습니다만,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서 병원선 12회 버스전복 사고 장면에서 우리의 치과 공보의는...

    제대로 한 일이 별로 없구나ㅠㅠ

    1회부터 아스피린 복용 환자 병력도 확인 안 하고 발치하려다 일 낼 뻔 했는데ㅠㅠ

    (이 장면은 초보 치과의사들이 간혹 하는 실수라 나름 현실성이 느껴졌음ㅋㅋ)


    다 죽게 생긴 사람 살려내는 외과의사가 활약하는 드라마에서

    치과의사 나부랭이가 무슨 드라마틱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마는^^;;

    분발해라 병원선 치과 공보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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